1. Trang chủ
  2. » Luận Văn - Báo Cáo

마르크스주의 연구 일반논문 시간의 경제와 문화사회론34) 강내희

30 11 0

Đang tải... (xem toàn văn)

Tài liệu hạn chế xem trước, để xem đầy đủ mời bạn chọn Tải xuống

THÔNG TIN TÀI LIỆU

Thông tin cơ bản

Tiêu đề 시간의 경제와 문화사회론
Tác giả 강내희
Trường học 중앙대학교
Chuyên ngành 영어영문학과/문화연구학과
Thể loại 일반논문
Năm xuất bản 2011
Thành phố 서울
Định dạng
Số trang 30
Dung lượng 719,86 KB

Nội dung

마르크스는 자본을 운동의 관점에서 이해했다. 그에게 자본은 화폐 상품화폐(MCM)의 흐름으로 나타나는바, 이런 공식화는 그가 자본을 순환의 형태 로 파악하고 있고, 나아가서 운동의 측면에서, 따라서 시간 흐름의 측면에서 바라보고 있음을 보여준다. MCM의 순환에서 자본은 그 모습을 노골적으로 드러내지는 않는다. 외관상 거기서 보이는 것은 화폐와 상품뿐이다. 게다가 이 순환의 양 극단에서 화폐는 동일한 형태를 띠고 나타난다. 그래서 언뜻 보면 MCM 순환에서 일어나는 것은 화폐와 화폐의 교환일 뿐이다. MCM은 두 계기로 이루어진다. 첫째 계기인 MC는 화폐에 의한 상품의 구매를 나타내고 두 번째 계기인 CM은 판매로서 여기서 상품은 화폐로 전환된다. 그런데 MCM은 이 두 행위가 연속으로 일어난 것을 나타내므로 결국 이 순환은 화폐 가 상품으로 바뀌었다가 다시 화폐로 바뀐 것을 보여주는 셈이다. 하지만 마르크스는 이 순환이 화폐가 화폐로 나타나는 동어반복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화폐가 자본으로 작용하는 과정임을 밝히고 있다.

마르크스주의 연구 일반논문 시간의 경제와 문화사회론* 34) 강내희** 35) 마르크스에게 시간은 사회적 물질대사의 역사적 변천에 따라서 다르게 조직되고 경험되는 것으로 인식된다 그는 자본주의적 물질대사, 즉 M-C-M′ 순환이 지배하는 국면에서는 시간은 기계적 시간의 모습을 띠는 반면에 전자본주의적 물질대사 형태 인 C-M-C가 지배할 때에는 자연적 시간의 모습을 띤다고 봤으며, 이런 상이한 시간 형태에 대한 인식이 새로운 사회 건설에 중요한 함의를 갖는 것으로 이해했다 M-C-M′ 순환을 지배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가치를 생산하는 노동시간이고, C-M-C를 지배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사용가치를 생산하는 노동시간이다 이들 두 시간은 노 동시간이라는 점에서는 동일하지만 마르크스는 후자의 경우만 자유시간으로 전환 될 가능성을 지닌다고 이해한 것으로 보인다 그가 코뮌주의에서 모든 경제는 시간 의 경제로 귀결된다고 본 것도 이런 이해와 무관하지 않다 그런데 오늘날 시간은 기본적으로 M-C-M′의 지배를 받고 있으면서도 신자유주의 지배 국면에서 M-M′ 순 환의 강화로 인해 또 다른 시간의 경제, 즉 기계적 시간의 강화된 모습으로서의 가 상적 시간이 출현했다고 할 수 있으며, 일상생활에서 나타나는 현란함은 이런 결과 로 보인다 이 논문은 자본주의적 시간의 경제를 벗어나려면 새로운 시간의 경제 구축이 필요하다고 보고 그 한 대안을 ‘문화사회론’에서 찾는다 주요 용어: 시간의 경제, 사회적 신진대사, C-M-C, M-C-M′, 신자유주의, 노 동시간, 자유시간, 문화사회 * 이 글은 2011년 6월 서울대에서 열린 제5회 맑스코뮤날레에서 같은 제목으로 발표 한 내용을 수정한 것이다 이 날 토론을 맡아준 서동진, 곽노완 두 분에게 감사드린 다 ** 중앙대학교 영어영문학과/문화연구학과 교수, kangnh09@gmail.com 196 2011년 제8권 제4호 “궁극적으로 모든 경제는 시간의 경제 문제다.” -마르크스 자본의 축적과 시간 마르크스는 자본을 운동의 관점에서 이해했다 그에게 자본은 화폐 - 상품 화폐(M-C-M)의 흐름으로 나타나는바, 이런 공식화는 그가 자본을 순환의 형태 로 파악하고 있고, 나아가서 운동의 측면에서, 따라서 시간 흐름의 측면에서 바라보고 있음을 보여준다 M-C-M의 순환에서 자본은 그 모습을 노골적으로 드러내지는 않는다 외관상 거기서 보이는 것은 화폐와 상품뿐이다 게다가 이 순환의 양 극단에서 화폐는 동일한 형태를 띠고 나타난다 그래서 언뜻 보면 M-C-M 순환에서 일어나는 것은 화폐와 화폐의 교환일 뿐이다 M-C-M은 두 계기로 이루어진다 첫째 계기인 M-C는 화폐에 의한 상품의 구매를 나타내고 두 번째 계기인 C-M은 판매로서 여기서 상품은 화폐로 전환된다 그런데 M-C-M은 이 두 행위가 연속으로 일어난 것을 나타내므로 결국 이 순환은 화폐 가 상품으로 바뀌었다가 다시 화폐로 바뀐 것을 보여주는 셈이다 하지만 마르크스는 이 순환이 화폐가 화폐로 나타나는 동어반복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화폐가 자본으로 작용하는 과정임을 밝히고 있다 M-C-M 출발점은 화폐, 즉 상품의 전환된 형태다 이 형태 속에서 상품은 언제 나 교환이 가능하고, 이 형태 속에서 상품 속에 포함된 노동은 일반적 사회노동 의 형태를 갖는다 즉, 이 형태를 통해 상품은 독립적인 교환가치가 된다 이 형태 의 순환, 이 운동의 출발점은 그러므로 그 자체가 이미 상품들 순환의 산물이다 즉, 그 출발점은 순환으로부터 나온다 왜냐하면 순환 속에서 순환을 통해서만 상품은 화폐의 형태를 얻게 되고 오직 이런 식으로만 그것은 화폐로 바뀌거나 자신의 교환가치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 이 운동을 통과하는 화폐가 자본이 다 즉, 화폐 속에서 독립적으로 되고 이 과정을 거치는 가치는 자본이 처음 제시 되거나 나타나는 형태다(Marx, 1988: 11) 시간의 경제와 문화사회론 197 이에 따르면 M-C-M에서 화폐는 그 순환의 출발점에서 나타날 때 ‘상품들 순환의 산물’로서 그 순환운동에 이미 포함되어 있다는 점에서 이미 자본인 셈이다 자본으로서의 화폐는 이때 화폐와 상품의 순환운동과 분리될 수가 없 으며, 따라서 운동 또는 시간의 흐름 형태를 띠게 된다 그리고 이 운동, 흐름은 (교환)가치의 순환이기도 하다 마르크스는 M-C-M을 “화폐 속에서 독립적이게 된 가치 … 따라서 순환에서 출현하는 가치가 다시 순환으로 들어가서 그 안에 서 자신을 유지하며 그로부터 배가되어 돌아온다”(Marx, 1988: 11)는 뜻으로 이 해할 것을 요구한다 여기서 M-C-M은 그래서 사실상 M-C-M′이다 M-C-M의 순환운동에서 처음과 끝에 나타나는 화폐는 화폐라는 점에서는 서로 동일하지 만 순환의 끝에 등장하는 화폐는 자신의 가치가 ‘배가되어 돌아온’ 경우이기 때문이다 M-C-M′는 이때 화폐가 자본으로 되는 흐름, 즉 가치가 순환되는 운 동을 가리킨다 마르크스는 가치를 노동시간의 관점에서 이해했다 그는 상품의 가치는 노 동에서 나온다고 봤으며, 노동에 투여된 시간으로 가치의 양을 측정하는 기준 으로 삼은 것이다 노동시간이 상품 가치의 척도가 될 수 있는 것은, 설령 개별 노동자들은 특정 상품을 생산할 때 걸리는 시간이 서로 다르다고 하더라도 동 일한 상품을 노동자들 전체가 생산하는 데 걸리는 사회적 평균 시간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노동시간은 이리하여 가치의 척도가 되며 화폐와도 긴밀한 관 련을 맺게 된다 상품이 시장에서 교환될 때 그 교환가치를 결정하는 것은 가치 의 크기이고, 이 가치는 사회적 평균 노동시간에 의해 측정되기 때문에 이제 가치의 규모를 나타내는 가격, 즉 화폐도 노동시간과 연관될 수밖에 없다 가치 와 화폐는 이런 식으로 노동시간과 긴밀한 관계를 맺게 되며, 그 크기도 이 시간에 의해 측정된다 노동시간이 가치의 척도가 될 수 있는 것은 그것이 평균 적 시간으로만, 따라서 양적인 개념으로만 이해되어 등가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치의 일반적 순환형태인 M-C-M에서 M이 드러내는 모습이 이런 점을 반영한다 이 순환에서 출발점의 M은 종착점의 M과 질적으로는 동일하 고 차이는 양적으로만 나타난다 10만 원을 투여하여 운동화 200켤레를 생산한 뒤, 이 운동화를 판매하여 15만 원을 만들었다 할 때 10만 원과 15만 원은 양적 으로는 5만 원의 차이가 나지만 양자가 모두 가치라는 점에서는, 즉 질적으로 198 2011년 제8권 제4호 는 같다 화폐로 나타나는 가치는 따라서 양적으로만 측정되는바, 이런 측정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이 노동시간이라는 기준이다 그러나 마르크스가 시간을 꼭 교환가치를 측정하는 기준으로만 여겼던 것은 아니다 그는 시간을 다른 종류의 가치, 즉 사용가치와 관련해서도 생각했다 가치의 순환이 M-C-M으로 공식화된다면 사용가치의 순환은 C-M-C로 표현된 다 보다시피 이 순환의 출발점과 종착점을 이루는 것은 상품(C)이다 상품의 순환운동에 대해 마르크스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상품의 전체 변형으로 나타나는 C-M-C의 순환 형태에서도 가치가 처음에는 상품의 가격으로, 그다음 실현된 가격으로서 화폐 속에, 그리고 마지막으로 다시 상품의 가격 안(또는 일반적으로 그 사용가치 속)에 존재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 나 이 가치는 여기서 잠정적 형태를 띨 뿐이다 화폐에 의해 교환된 상품은 사용 가치가 된다 교환가치는 상품과는 무관한 형태로서 사라지고, 순환으로부터 완 전히 떨어져 나간다(Marx, 1988: 15) C-M-C의 순환운동에서 이처럼 가치, 즉 교환가치가 ‘완전히 떨어져 나간다’ 면 이 운동은 M-C-M 운동과는 질적으로 다를 수밖에 없다 C-M-C 운동에서 주체로 떠오르는 것은 이제 사용가치인 것이지 가치가 아닌 것이다 물론 사용가치의 순환운동을 보여주는 C-M-C 운동도 자본주의하에서는 M-C-M(더 정확하게 말하면 M-C-M′) 운동의 지배하에 있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 다 C-M-C는 이때 M-C-M의 순환이 연속적으로 일어날 때 나타나는 한 계기인 것이지 M-C-M 운동을 지배할 정도로 위력을 갖게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C-M-C 순환이 지배적이었던 것은 자본주의 이전에 해당하며, 자본주의적 유통형태인 M-C-M이 지배적으로 된 이후에 그 순환은 부차적인 위치밖에 갖지 못했다 C-M-C의 순환운동에서 움직이는 사용가치가 가치 법칙 의 영향력 안에 놓여 있다는 것은 그것이 여전히 상품의 사용가치라는 점이 증명해준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자본의 기본적인 운동 형태인 M-C-M 순환에서 C-M-C의 계기를 포착하고, 가치가 아니라 사용가치가 우위에 있는 운동이 가능함을 아는 것이 무의미한 것은 아니다 C-M-C 순환의 역사적 존재 는 자본주의적 상품의 순환과는 다른 상품의 순환이 있을 수 있음을 보여주기 시간의 경제와 문화사회론 199 때문이다 M-C-M과 C-M-C가 서로 다르다는 것은 형태상으로 확인된다 “두 순환 C-M-C와 M-C-M을 처음부터 구별하는 것은, 두 개의 대립적 유통 국면의 순서 가 서로 반대로 되어 있다는 점이다”(마르크스, 1991: 185) 중요한 것은 C-M-C 운동의 목적은 자본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화폐의 획득, 즉 가치의 생성이 아니 라 사용가치의 생성에 있다는 점이다 C-M-C에서 출발점과 종착점을 이루는 것은 모두 상품이다 이 상품은 사용가치로서 화폐를 매개로 하여 움직이는데, 이때 화폐는 목적이 아니라 도구로서 등장한다 “유통 C-M-C에서는, 화폐는 끝 에 가서 상품으로 전환되고, 이 상품은 사용가치로서 소비된다 따라서 화폐는 영원히 써버린 것이다”(Marx, 1988: 185-186) 이와는 달리 M-C-M의 운동에서는 화폐가 목적으로 떠오른다 M-C-M에서는, 구매자가 화폐를 지출하는 것은 판매자로서 화폐를 취득하기 위해서다 그가 상품을 구매할 때 화폐를 유통에 투입하지만, 그것은 구매한 상 품을 판매함으로써 화폐를 다시 유통으로부터 끌어내기 위해서다 그가 화폐를 손에서 내어놓는 것은 다시 그것을 손에 넣으려는 저의를 품고 있기 때문이다 (Marx, 1988: 186) 이처럼 M-C-M 운동에서는 화폐가 계속해서 살아남는데 이는 여기서는 화폐 가 자본으로서 작동한다는 말이다 반면에 C-M-C에서 화폐는 상품 거래를 매 개하는 단순한 수단에 불과하다 순환 C-M-C는 어떤 한 상품의 극에서 출발하여 다른 한 상품의 극에서 끝나는 데, 이 상품은 유통에서 빠져나와 소비되어 버린다 그러므로 소비, 욕망의 충족, 한마디로 말해 사용가치가 이 순환의 최종 목적이다 이와는 반대로 M-C-M은 화폐의 극에서 출발해서 최후에는 동일한 화폐의 극으로 돌아간다 따라서 이 순환을 야기하는 동기 및 그것을 규정하는 목적은 오직 교환가치 그 자체다 (Marx, 1988: 187) 여기서 주목할 것은 사용가치가 지배하는 순환과 교환가치가 지배하는 순환 의 차이는 서로 다른 시간의 차이이기도 하다는 점이다 사용가치가 지배하는 200 2011년 제8권 제4호 C-M-C와 교환가치가 지배하는 M-C-M에서 시간이 작동하는 방식은 근본적으 로 서로 다르다 C-M-C가 작동하는 한 사례를 우리는 고대 노예경제나 중세 농노제에서 볼 수 있다 여기서 생산의 지배적 목적(경제적 과정의 종점인 C에 의해 표시되는)은 욕구 의 충족, 즉 피지배 계급의 생존 관련 욕구들과 그들의 주인의 확장된 욕구들의 충족이다 그와 같은 경제는 사용가치 경제이며 그것이 생산하고자 하는 것은 자체의 재생산을 위한 물질적 조건을 초과한 더 많은 잉여가치, 이윤 등이 아니 라 예컨대 주인이 공적인 삶, 또는 마르크스가 중세 영주에 대해 쓰고 있듯이, ‘특정 신분 또는 지위에 걸맞은 삶’에 참여할 수 있는 여가다(Booth, 1991: 10) 욕구의 충족을 목적으로 하는 생산에서 시간은 크게 억압적인 노동시간과 그런 노동에서 벗어난 자유시간으로 구분된다 노예와 농노의 경우 강제적인 노동에 처하게 됨으로써 자기의 모든 시간을 주인이나 영주에게 빼앗긴 상태 라고 할 수 있는 반면 주인이나 영주는 자신은 노동을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 에 대부분의 시간을 자유롭게 처분할 수 있는 여유를 갖게 된다 하지만 C-M-C 순환이 지배할 때 시간은 가치가 아닌 사용가치 생산을 위해 투여된다는 점에 서 M-C-M 순환이 지배할 때와는 다른 형태를 띠게 된다 C-M-C가 지배하는 경제는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작동할 뿐 잉여노동시간을 극대화하지는 않는 것이다 “욕구는 충족되고 나면 더 이상의 노동시간 추출에 관심이 없다”(Booth, 1991: 11) 노예제 경제에서는 여가를 누리는 주인만이 아니라 주인을 위해 노 동을 해야 하는 노예까지도 잉여노동시간의 극대화에 종속되지 않았던 것도 그 때문이다.1) C-M-C가 지배적 유통형태를 이루던 전자본주의 시대의 또 다른 특징은 시간이 자연적 형태를 띠었다는 데 있다 C-M-C가 지배적이었다는 것 은 욕구를 충족시킬 사용가치의 생산과 유통이 지배적이었고, 사회적 삶이 기 본적으로 자연적 시간의 한계 안에 놓여 있었다는 말이다 사용가치의 생산은 1) 조선조 양반집 하인의 수가 터무니없이 많았고 이들의 역할이 마당쇠, 고지기, 청지 기, 유모, 찬모, 침모 등으로 세분되어 있었다는 것은 당시의 사회적 신진대사가 사 용가치를 중심으로 작동하고 있었고, 이에 따라서 오늘날처럼 일괄적 노동시간에 종속되지는 않았음을 말해준다 시간의 경제와 문화사회론 201 기본적으로 자연의 순환에 따라 이루어진다 예컨대 보리를 재배하는 일은 계 절의 순환과 같은 자연적 시간 흐름을 따라야 했고, 옷을 생산하는 시간도 예컨 대 베 짜기의 경우는 주로 밤에만 이루어지는 데서 볼 수 있듯이 자연환경의 영향을 받았다 그리고 이렇게 하여 생산된 보리와 옷의 상품으로서의 교환은 물론 화폐를 매개로 일어날 수도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가치의 교환이 아니라 사용가치의 교환이었다는 점에서 자연의 순환에서 크게 벗어나는 활동이 아니 었다 이는 사용가치기 자연상태 속에서 실현되기 때문이며, C-M-C 유통은 이 결과 자연적 시간 흐름의 지배를 받게 된다 C-M-C 순환에 대한 이런 이해는 오늘날 우리의 시간을 지배하고 있는 노동 시간과는 다른 시간 사용 방식이 있을 수 있음을, 그리고 오늘날 자본주의 사회 와는 다른 삶도 가능함을 말해준다 이 다른 종류의 시간 사용, 다른 종류의 삶은 어떻게 가능한가? 그리고 이런 질문과 관련하여 가치의 상이한 운동 형태 에 대한 마르크스의 분석, 그리고 가치 생산과 관련을 맺고 있는 상이한 시간 유형에 대한 그의 통찰은 우리에게 어떤 시사점을 주고 있는 것일까? M-C-M와 구분되는 C-M-C의 유통형태를 제시하면서 마르크스는 후자를 대안으로 내놓 고 있는 것일까? 마르크스가 가치의 지배가 일어나는 자본의 M-C-M 운동을 비판하는 한에서는, 그리고 그가 ‘사용가치’를 인정하는 한에서는 C-M-C의 순 환을 하나의 대안으로 생각한다고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러나 C-M-C가 전자 본주의적 삶의 형태를 표상하는 한에서 마르크스가 그것을 대안으로 생각했을 수는 없다 마르크스가 자본주의를 비판한 것은 자본주의 이전으로 돌아가자는 취지는 아니었으니까 말이다 그리고 오늘날 나타나는 C-M-C의 순환 역시 자 본주의적 유통형태인 M-C-M에 종속되어 있다는 점에서 대안이라 하기는 어렵 다 C-M-C 운동의 지배적 모습은 각종 소비재의 구매라는 형태를 띠고 있고 자본주의는 이런 상품 소비를 통해 재생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C-M-C 에서 대안 모색을 위한 어떤 계기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 계기가 자본주의 극복 의 효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M-C-M 순환의 지배적 위상이 극복된 이후의 C-M-C 모습이어야 할 것이다 C-M-C를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이때 이 순환의 양극단에 나타나는 C는 오늘날 지배적인 자본주의적 상품생산의 관계를 극복 한 형태의 상품, 더 이상 상품이 아닌 어떤 것을 표상하고, M 역시 더 이상 202 2011년 제8권 제4호 자본과는 무관한 매개물로 등장해야 할 것이라는 말이다 가치든 사용가치든 결국 시간의 문제와 관련된다는 점과 관련해서 이 문제 를 다시 생각해보자 가치를 지배하는 것이 노동시간이라면, 사용가치를 허용 하는 것은 어떤 종류의 시간인가? 후자의 시간을 우리는 자유시간으로 개념화 할 수 있을 것이다 가치를 측정하는 노동시간과 대비되는 시간, 사용가치를 측정하는 새로운 시간을 자유시간으로 개념화할 수 있는 것은 그런 시간은 가 치의 측정 기준으로 작용하는 노동시간이 지닌 억압성과는 다른 특징을 가져 야 할 것이고, 이 특징은 억압성과 대비되는 자유여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자 유시간을 이런 자유로 구성되는 시간을 가리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면 ‘가 치=노동시간, 사용가치=자유시간’의 등식이 성립한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문제가 단순하지는 않다 역사적으로 보면 (노예가 생산한 사용가치가 주로 주인의 여가를 위해 활용되었을 뿐 노예 자신을 위해 사용된 것은 아니었듯이) 사용가치가 반드시 실질적 자유시간을 실현시켜준 것은 아니다 전자본주의 시 대에서건 자본주의 시대에서건 지금까지 생산된 사용가치는 사회적 필요에 의 해 생산되었고, 이 필요는 피할 수 없는 인간의 생존 조건과 관련되어 있었다 인간은 생존을 위해 필요한 물질적 대사과정을 작동시켜야 했고, 이를 사회적 으로 관리하지 않으면 안 되었던 것이다 이런 사실은 사용가치의 생산은 일면 강제적 측면을 담을 수밖에 없으며 따라서 모두 완벽한 자유시간으로 바로 전 환되지는 않음을 보여준다 사용가치와 자유시간의 관련성을 인정한다고 하더 라도 사용가치의 생산을 새로운 물질대사 과정의 생산으로 전환시키고, 이를 통해 새로운 시간의 경제를 구축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을 것이다 M-C-M과 기계적 시간의 지배 C-M-C 순환이 교환과 유통의 지배적 형태를 이룰 때 등장하는 지배적 시간 형태는 주로 자연시간이고 M-C-M 순환이 지배하는 상황에서 등장하는 지배적 시간형태는 주로 ‘노동시간’이다 M-C-M 순환이 지배하게 되면 화폐의 자본으 로의 전환을 위해 사용가치보다는 가치 자체의 생산이 사회적 물질대사를 지 시간의 경제와 문화사회론 203 배하게 되고, 무엇보다 잉여가치 생산을 위해 노동이 인간의 활동을 지배하게 되는 것이다 M-C-M이 지배하게 되어도 C-M-C가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지만 이제 이 순환은 M-C-M의 하위 체제로 배치되며 이에 따라 자연시간은 노동시 간의 지배를 받게 된다 M-C-M 순환이 지배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와 같은 일이 실제로 그리고 대규모로 일어났다 이른바 ‘전문가 체계(expert systems)’가 확산되고 이 과정에 서 영국 그리니치 천문대를 중심으로 한 세계표준시간이 정해지고, 또 각국의 표준시간에 근거한 출근시간의 확정 등으로 인해 삶의 방식이 바뀐 것은 M-C-M 순환이 지배하면서 생긴 하나의 변화다(Tomlinson, 1999) 해가 뜨면 일 어나고 해가 지면 잠자리에 드는 자연순환에 따른 삶의 방식이 사라진 것도 그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사람들은 자연시간과는 다른 시간, 즉 기계적 시간의 지배를 받게 되었다 사람들은 과거에는 해가 중천에 뜰 때나 황혼녘에 만나자 는 약속을 하곤 했는데, 이런 시간은 계절에 따라서 다를 수밖에 없었다 전근 대적 삶을 지배한 것이 자연적 시간이었다는 것은 이런 점을 두고 하는 말이다 그러나 오포(午砲)가 울리기 시작하고, 이어서 사람들이 손목시계를 차고, 그런 시계가 알려주는 시간에 따라 일상생활을 영위하게 되는 시점, 다시 말해 기계 적 시간이 일상적 삶을 지배하게 되는 국면에 이르게 되면 할아버지는 더 이상 출근하는 손자를 멈춰 세우고 등을 긁어달라고 부탁할 수 없게 된다 이제는 일상이 출퇴근과 같은 반복적인 기계적 행위를 강요하는 임금노동을 중심으로 조직되기 때문이다 출근시간을 앞둔 손자가 자기를 길러준 할아버지의 요청을 거절하는 모습은 조손간의 자연적 관계가 더 이상 사회적 생산관계에 선행할 수 없는 상황을 보여준다 임금노동 또는 노동시간을 중심으로 조직되는 일상은 사용가치의 생산이 교 환가치의 생산에 종속될 수밖에 없는 삶의 방식을 전제한다 C-M-C의 순환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노동시간이 주로 사용가치를 생산하는 데 투여되었고, 이때 사용가치는 충족 가능한 욕구의 대상으로 제시되었다 C-M-C에서 C, 즉 상품은 사회적으로 필요한 것을 표상한다 쌀, 보리, 농기구, 신발, 의류 등 사회적으로 필요한 물품은 일정한 양이 보급되면 더 이상 불필요해지며, 더 이상 생산될 필요가 없어진다 밥을 짓기 위한 쌀은 일정한 시간에 일정한 양만 필요할 뿐이 204 2011년 제8권 제4호 다 C-M-C가 보여주는 상품운동의 순환이 자연적 순환의 흐름 속에 일어나는 것은, 그리고 이 순환에서 교환되는 상품의 생산이 자연시간의 흐름을 따르는 것은 이런 사실과 무관하지 않다 위에서 “유통 C-M-C에서는, 화폐는 끝에 가 서 상품으로 전환되고, 이 상품은 사용가치로서 소비된다”라는 마르크스의 말 을 인용했다 생산과 소비를 포함한 C-M-C에서의 인간 활동이 자연시간의 흐 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은 거기서는 상품이 사용가치로서 소비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사용가치로서의 상품은 욕구의 대상으로 등장하고, 그 사용가 치가 실현되면 더 이상 욕구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M-C-M이 지배하는 상황에서는 C-M-C 운동하의 상품이 지녔던 이런 성격은 바뀔 수밖에 없다 유통형태 C-M-C에서는, 동일한 화폐조각이 그 위치를 두 번 바꾼다 판매자는 화폐를 구매자로부터 받아 그것을 다른 판매자에게 지불한다 상품과의 교환으 로 화폐를 받는 것으로써 시작되는 총과정은 상품과의 교환으로 화폐를 넘겨주 는 것으로써 끝난다(마르크스, 1991: 186) 여기서 화폐가 두 번 위치를 바꾸는 것은 상품, 즉 사용가치가 이 순환의 출발점이자 목적이기 때문이다 “유통형태 M-C-M에서는 그 반대다 여기서는, 그 위치를 두 번 바꾸는 것은 동일한 화폐조각이 아니라 동일한 상품이다”(마 르크스, 1991: 186) M-C-M에서 상품이 위치를 두 번 바꿔야 하는 것은 이제는 화폐 대신 상품이 교환의 도구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상품이 유통형태에서 도구가 된다는 것은 그것이 더 이상 사용가치의 주체가 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욕구의 대상이 아닌 욕망의 대상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2) 알다시피 물질의 신진대사와 그에 따른 인간의 시간 사용 방식이 C-M-C 중 2) 자본주의 사회에서 상품이 자크 라캉이 말하는 ‘작은 대상 a’가 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M-C-M에서 상품이 하는 작용은 화폐 또는 자본이 끊임없이 자기 증식을 하도록 하는 수단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사용가치로서 작용할 수 없다 이는 그것이 욕구의 대상이 될 수 없고, 욕망의 대상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욕망의 특징은 욕구와는 달리 결코 충족될 수 없다는 것인데, 상품이 ‘작은 대상 a’라는 것은 끝나지 않는 욕망의 대상이라는 것, 그리하여 M-C-M 운동이 한정 없이 지속 되도록 하는 수단으로 작용한다는 말이다 시간의 경제와 문화사회론 205 러 최근에 도입된 새로운 기업문화 등을 전제한다는 것이다.7) 소비 부문의 가속화 경향은 더욱 현란하다 하비는 이 부분의 가속화 경향을 크게 두 가지로 본다 대중시장에서의 패션의 동원, 그리고 ‘재화의 소비’에서 ‘서비스의 소비’로의 이동이 그것이다 이 가운데 패션의 동원은 “의류, 장신구, 장식품에서뿐만 아니라, 광범위한 생활방식과 여가활동들(레저 및 스포츠 양태 들, 팝뮤직 스타일, 비디오게임 및 아동용 게임 등)에서도 소비속도를 가속화시키 는 수단으로 쓰였”(하비, 1994: 347)고, 아울러 디자인 및 광고 산업의 중요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할 수 있다 패션, 디자인, 광고 부문의 확산으로 인해 급속도로 중요해진 것이 이미지 또는 기호체계다 패션, 디자인, 광고 등 의 산업은 기본적으로 이미지와 기호 생산을 전제하는바, 이는 이미지가 소비 의 가속화에 크게 이바지하기 때문이다 생산과 소비 두 측면에서 이러한 회전시간 단축 경향이 급속도로 증가한 것 은 신자유주의 시대에 이르러 M-C-M′ 순환의 가속화를 결정하는 역사적 사회 적·문화적 조건이 크게 바뀐 결과일 것이다 20세기의 마지막 4반세기 이후 생 산자동화와 이미지를 통한 상품의 즉각적 소비 등을 가능케 한 디지털기술의 확산, 자본권력의 회복에 따른 노동자계급의 정치적 패배,8) 이에 따른 사회복 지의 전반적 후퇴, 재현의 불가능성을 주장한 포스트모더니즘 논리의 득세, 사 회 전반에서의 도덕적 후퇴의 만연 등이 신자유주의 시대의 문화적 사회적 경 향이라면 이것들 또한 M-C-M′ 순환 가속화의 징표들에 속한다 최근에 들어와 서 사람들이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분주해지고 바빠진 것도 이런 7) 이 문화의 효과는 시간의 경제라는 측면에서 양면성을 띤다고 할 수 있다 한편으로 보면 최근의 변화는 포드주의 체제의 경직된 시간 운영을 유연하게 만들어 재택근 무나 자율근무와 같은 좀 더 자유로운 노동시간을 형성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 보면 주로 ‘살아남은’ 소수의 노동자에게 허용되는 이런 시간 유연 성은 컴퓨터 기술 등 고도기술화를 통해 사회적 필요노동 시간이 축소된 결과이기 도 하다 최근 한국의 비정규직의 비율이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수준에 속하게 된 것은 우리 사회에서도 생산 부문에서의 회전시간 가속화가 크게 진전되었다는 증 거다 8) 뒤메닐(Gérard Duménil)과 레비(Dominique Lévy)에 따르면 신자유주의는 처음부터 자본가들이 “계급권력의 회복을 도모한 프로젝트”였다(Harvey, 2005: 16) 시간의 경제와 문화사회론 211 사정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오늘날 대중의 삶과 태도가 즉각성, 휘발성, 일 시성, 단명성, 경박성, 부박함, 부산함 등의 경향을 띤다는 지적이 자주 나온다 면 이는 사람들의 일상을 구성하는 각종 행위들이 상품의 생산과 소비에 드는 시간을 최대한 단축하기 위해 재조직되고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새롭게 개발 되는 상품들이 유난히 디자인에 신경을 쓰고, 갈수록 수명이 단축되고, 그리하 여 ‘쓰고 버리는 사회’가 등장한 것도 M-C-M′ 운동의 가속화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이런 경향을 부추기는 더 결정적인 요인이 있다 이제 주목하고 싶은 것은 자본 축적의 운동을 최대한 가속화하기 위해 M-C-M′의 과정마저도 생략하는 경향의 득세다 신자유주의에서 발생한 가장 중요한 경제적 변화의 특징은 금 융화로 간주된다 그레타 크립너에 따르면 미국 경제의 금융화는 신자유주의적 축적 전략이 시작된 1970년대 이후부터 나타난 현상이다.9) 금융화는 자본주의 경제가 자본 축적을 위해 M-C-M′ 운동 가운데 C의 계기를 생략하고 M-M′ 운 동에 더욱 많이 의존함을 의미한다 시간의 경제와 관련하여 이런 변화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선도, 선물, 옵션, 스왑 등의 1차 파생상품, 그리고 이들을 기초로 하여 생성된 장외옵션, 선물옵션, 스왑옵션, 스왑션 등의 2차 파생상품 의 등장과 이들 상품이 최근에 갖게 된 화폐로서의 지배적 위치다 파생상품이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은 금태환제도를 유지하던 브레턴우즈 체제가 붕괴된 직 후인 1972년 시카고상품거래소(Chicago Mercantile Exchange: CME)가 문을 연 때 로 알려져 있다 브레턴우즈 협정의 파기로 인해 국제 통화질서의 불안정성이 노출되면서 이에 대한 대처방안이 필요해진 것이 파생상품 등장의 중요한 배 경을 이룬 것이다 금태환제도의 붕괴로 달러화가 일정한 양의 금은의 가치를 표상하는 능력을 잃게 되면서 과거에 유지되던 고정금리가 더 이상 지켜지지 9) 크립너는 GDP에 대한 산업 분야별 지분을 살피면서 제조 부문은 1950년대 초 32% 수준에서 2001년에는 16% 수준으로 지분이 줄어들고, 서비스 부문은 10%에서 24% 수준으로, 금융·보험·부동산 부문은 12%에서 25%로 늘어났고, 특히 기업 이윤을 산업별로 살펴볼 경우 제조업은 1950년에 거의 50% 수준에 이르던 것이 2001년에 는 10%로 급감하고, 서비스의 경우 2~3% 수준에서 크게 변동이 없는 반면, 금융· 보험·부동산 부문은 1950년도에 약 10% 수준이던 것이 2001년에는 45% 수준으로 급증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Krippner, 2005, 178-181) 212 2011년 제8권 제4호 못하고 변동금리 제도가 도입되자 외환시장은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었고, 이 자율 변동, 환율 변경, 가격 변동성과 같은 금융 거래상의 위험에 직면하게 되 었다 이와 같은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금융 파생상품으로서, 프라이크와 알렌에 따르면 이 상품은 비교적 최근에 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오늘날은 “주류 금융의 중심으로 자리를 이동했다”(Pryke and Allen, 2000: 272) 선도, 선물, 옵션, 스왑 등의 파생상품은 “현재 시점에 만들어져 미래에 실행 되는 약속”(Marthinsen, 2009: 3)으로서 미래가치를 앞당겨 계산하여 거래하는 상 품이라는 점에서 오늘날 성행하는 미래할인 관행의 중요한 사례에 속한다 이 들 상품의 거래를 성사시키는 시간의 형태가 과거 포드주의 체제하에서의 M-C-M′ 운동을 구속하던 기계적 시간과 다른 것은 전자적으로, 디지털적으로 규정된다는 점 때문일 것이다 이것은 파생상품의 가치를 계산하는 방식이 워 낙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파생상품의 가치는 “불확실한 금융 체계 속에서 발생하는 미래 시공간에 대한 다양한 기대들의 조합”(Pryke and Allen, 274)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전자 결제와 같은 고도기술로써만 포착 될 수 있는 유동적이고 가상적인 위치”를 갖는다(강내희, 2011) 파생상품의 지배로 오늘날 사회는 극도로 유동적인 시간경험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 경험은 파생상품이 가지고 있는 유동적이고 가상적인 가치를 반영하 면서 다른 한편 상품의 생산과 소비의 방식에도 영향을 미친다 지금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시간은 이 결과 과거가 생략되고 미래가 앞당겨진 시간에 가깝 다 이런 점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기획금융으로 이루어지는 대규모 부 동산 투기다 인천의 송도나 서울의 용산 등지에서 진행되고 있는 기획금융 부 동산 사업들은 한편으로 보면 자연경관이나 역사적 기억을 폭력적으로 파괴하 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그런 사업의 거래를 성사시키는 조건이 미래의 삶 속에 서 예상되는 이윤창출이라는 점에서 미래를 앞당기고 있다 2002년 10월에 입 주를 시작한 강남구 도곡동의 주상복합아파트 타워팰리스, 2003년 7월에 입주 를 시작한 양천구 목동의 주상복합아파트 하이페리온, 2009년 4월에 마포구 공 덕동에 개관한 롯데시티호텔 마포, 2009년 9월에 개장한 영등포의 복합쇼핑몰 타임스퀘어 등이 그런 사례로서 이들 건물들의 거대함은 오늘 미래할인 관행 이 얼마나 대규모로 진행되는지 보여주는 한 증거다.10) 시간의 경제와 문화사회론 213 신자유주의하 물질적 대사운동의 특징을 이루는 현란함 ― 즉 즉각성, 휘발성, 일시성, 단명성, 경박성, 부박함, 부산함 등 ― 은 신자유주의적 시간의 경제에 기 인할 것이다 전자본주의 시기의 지배적 시간형태가 자연적 순환과 궤를 함께 했다면, 자본주의가 고전적 자유주의와 수정자유주의 전략에 의해 가동되던 19 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중반까지의 지배적 시간 형태는 기계적이어서 일률적이 었던 편이다 그러나 신자유주의적 축적 전략의 지배하에 들어가면서 자연적 시간, 기계적 시간은 새로운 시간 형태의 하위에 놓이게 된 듯하다 오늘 우리 가 살고 있는 시간은 한편으로는 우리가 자연의 일부로서의 육체를 가지고 살 아가고 있다는 점에서 자연적 시간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노동시간의 배분으로 짜인 자본주의적 사회조직 안에서 구성원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점에서 기계적 시간이며, 또 다른 한편으로는 역사나 전통 기억 등 과거의 시간 흔적들을 상품 화하고 미래의 가치, 전망, 기대 등을 앞당겨 와서 써먹으며 과거와 미래를 현 재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압축적이고 유동적인 시간이지만, 이들 상이한 시간 유형들 가운데 대중의 삶을 가장 크게 규정하고 있는 것은 세 번째 유형이다 프라이크와 알렌의 지적대로 파생상품이 ‘주류 금융의 중심’을 차지하고, 대중 의 소득 처분이 신용거래에 의해 지배되고, 도시의 문화경관이 금융기획부동산 에 의해 결정되고 있는 것 등이 그 증거다 문제는 이런 모습을 만들어내는 오늘의 지배적 시간 형태가 지닌 폭력성, 반민주성이다 우리는 파생상품, 신용카드, 대형복합건물 등의 등장과 확산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잘 알지 못한다 인천 송도나 서울 용산 등지에서 이루어 지는 부동산프로젝트의 내용도 잘 알지 못한다 하지만 2009년 1월 용산에서 철거민들이 학살당한 데서 볼 수 있듯이, 미래를 할인하여 추진되는 사업에는 10) 2008년 추산 세계의 금융파생상품 규모는 668조 달러로 세계경제 규모의 12배다 (http://www.koreadaily.com/news/read.asp?art_id=724981 2011년 7월 11일 접속) 한 국의 경우 2010년 현재 파생상품의 규모는 6경 6,731조 원(장내 거래 5경 2,672조 원, 장외 거래 1경 4,059조 원)으로 국내총생산의 60배다(http://www.mt.co.kr/view/ mtview.php?no=2011041410301062559&HYG 2011년 7월 11일 접속) 2010년 국내 GDP가 약 1조 달러임을 고려하면 한국의 파생상품 규모는 예외적으로 거대하다 는 것을 알 수 있는바, 파생상품의 규모가 지닌 사회적 파장 분석이 시급함을 보여 준다고 하겠다 214 2011년 제8권 제4호 희생자가 따르기 마련이다 또 다른 미래할인 관행인 신용카드의 사용 확산으 로 신용불량자가 양산된 데서 볼 수 있듯이 대부분의 미래할인은 수탈적 성격 을 드러내면서도 그 규모가 갈수록 커지는 중이다.11) 이처럼 대중의 삶을 더욱 강고하게 지배하고 있는데도 미래할인 관행은 대개 민주적 통제 밖에서 작동 한다는 특징을 갖는다 미래할인의 계산은 너무나 복잡해서 전문가들만이 그 내용을 이해할 수 있고 그들만이 그런 기법을 활용하여 진행하는 사업들의 사 업성을 판단할 수 있다는 주장이 관철된 결과다 하지만 기획금융부동산 사업 을 추진하는 데 앞장선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수십조 원의 부채를 안게 되고, 인 천시가 송도사업으로 말미암아 파산에 이를 지경이 된 것은 무엇을 말해주는 가 미래할인의 전문가들이 대규모로 실패할 수 있다는 것은 리만 브라더스 등 미국의 대형금융회사들이 파산한 사례로도 확인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 고 미래를 할인하는 관행은 과거를 폐품화하는 관행과 함께 자본주의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 오늘 지배적인 시간경험이 가상성에 의해 지배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시간의 가상성은 주식의 가치, 파생상품의 가치가 컴퓨터 화면에 서 명멸하는 방식을 통해서도 나타난다 주식과 파생상품의 거래를 나타내는 수치나 그래프에서 중요한 것은 그들 상품의 순현재가치일 것이다 순현재가치 란 미래 특정 시점의 현금을 이자율로 할인하여 나타낸 현재 시점의 금액으로 서 투자로부터 얻어지는 현금 유입의 현재가치에서 현금 유출의 현재가치를 차감한 금액에 해당한다 이는 곧 순현재가치는 “투자사업의 최초 단계부터 사 업의 최종 연도까지 얻게 되는 순편익(편익에서 비용을 차감한 금액)의 흐름을 현재가치로 계산해 이를 합계한 것”(네이버 용어사전)이라는 말이다.12) 이 개념 이 경제 활동에 중요한 것은 자본의 수익률과 비용을 계산하는 데 쓰일 수 있기 11) 미래할인 관행은 자본의 회전시간 단축 경향과 맞물려 대중으로 하여금 소득을 최대한 빨리 탕진시키는 전략이기도 하다 오늘 미래할인에는 외상, 할부제도, 신 용판매제도 등이 포함된다 외상이나 할부 사용은 이전부터 있었던 관행이지만 신용카드 보급으로 더욱 확산되었다 신용카드 발급이 확산된 시점과 한국의 대중 문화 시장이 확대된 시점이 일치하는 것이 우연일까? 12) http://terms.naver.com/item.nhn?dirId=107&docId=16218 2011년 4월 7일 접속 시간의 경제와 문화사회론 215 때문이다 순현재가치는 “투자로 인한 기업가치의 순증가분”으로 간주되어 “어 떤 자산의 순현재가치가 ‘0’보다 크면 투자 시 기업가치의 순증이 발생하므로 투자가치가 있는 것으로,” 반대로 “작으면 투자 시 기업가치의 순감소가 발생하 므로 투자가치가 없는 것으로” 간주된다(네이버 용어사전) 이와 같은 순현재가 치의 계산은 기본적으로 미래의 할인을 전제한다고 볼 수 있다 그것은 이자율 을 고려한 미래의 할인된 순 현금 흐름의 현재가치이기 때문이다 이 순현재가 치는 미래의 가치를 미리 계산에 넣어 상정한 것인 만큼 기본적으로 가상적일 수밖에 없으나 오늘날 이런 계산 관행은 주식시장, 파생상품시장, 기획금융시 장, 신용카드시장 등이 우리의 삶을 옭아 넣고 있는 만큼이나 광범위하고 촘촘 하게 퍼져 있다 이 결과 우리는 현재 시간을 곱절, 아니 세 곱절로 쓰면서 살아 가야만 한다 우리는 지금 한편으로는 온갖 개발을 통해 생태와 환경을 파괴하 면서 과거를 폐절시키고 있고, 또 미래를 할인받아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시간의 경제와 문화사회론 이런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새로운 시간의 경제를 설계하고 조직해야만 한다면 그럴 가능성은 어디에 있는가? 마르크스주의 관점에서 보면 그 가능성 은 M-C-M′의 오늘 운동 양상이 지배하고 있는 시간형태를 벗어날 수 있는 곳 에서 찾아야 한다 이런 새로운 시간형태와 관련하여 마르크스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만약 우리가 코뮌적인 생산을 전제한다면, 시간 요인이 자연스럽게 핵심적이 된다 곡식, 가축 등을 생산하는 데 드는 시간이 적을수록 사회는 물질적이거나 정신적인 다른 생산을 위해 더 많은 시간을 얻게 된다 개별 개인에게나 마찬가 지로 사회의 발전, 그 즐거움, 그 활동의 폭은 시간의 절약에 달려 있다 궁극적 으로 모든 경제는 시간의 경제 문제다 개인이 적합한 비율로 지식을 습득하거나 자기의 활동에 대한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자신의 시간을 할당해야 하 는 것과 마찬가지로 사회도 그 전체의 필요에 부합하는 생산을 달성하기 위해 그 시간을 적절하게 할당해야 한다 다양한 생산 영역에 걸친 계획된 노동시간 216 2011년 제8권 제4호 배분과 더불어 코뮌적 생산이 기본으로 수용되면 시간의 경제가 제일의 경제 법 칙이 된다 그것은 훨씬 더 고도로 법칙이 된다 하지만 이것은 노동시간에 의한 (노동 또는 노동 생산물의) 교환가치 측정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동일 산업영 역에 속한 개인들의 노동 그리고 노동의 상이한 유형들은 양적으로만이 아니라 질적으로도 서로 다르다 사물들의 단순한 양적 차이는 무엇을 전제하는가? 그것 들의 질의 동일함이다 따라서 노동들의 양적 측정은 그것들의 등가성, 질의 동 일함을 전제한다(Marx, 1986: 109) 마르크스는 여기서 경제를 시간의 문제로 보면서, 코뮌적인 사회에서는 시 간의 새로운 활용 방식이 가능함을 시사한다 그는 그 가능성을 무엇보다도 사 회적 필요노동을 절약하는 데서 찾고 있다 “곡식, 가축 등을 생산하는 데 드는 시간이 적을수록 사회는 물질적이거나 정신적인 다른 생산을 위해 더 많은 시 간을 얻게” 될 것이고, 여기서 노동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시간의 확보가 가능해진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런 시간은 최대화될수록 좋다고 한다면, 코뮌 적인 사회에서는 이 자유시간을 최대화할 목적으로 사회적으로 필요한 생산에 투여할 시간의 배분을 어떻게 할 것이냐가 중대한 사안이 될 것이다 코뮌적인 사회에서 “시간의 경제가 제일의 경제 법칙이 된다”는 것은 그런 의미다 하지만 문제는 이런 시간의 경제를 어떻게 도입하느냐는 것이다 다시 말해 오늘의 물질대사를 지배하는 M-C-M′ 운동을 어떻게 중단시키고 새로운 물질 대사 운동이 인류사회와 자연계를 지배할 수 있도록 하느냐는 것이다 여기서 필자는 이런 변화를 일으키게 하는 한 방안을 ‘문화사회론’에서 찾고 싶다 문 화사회론에서 말하는 문화사회는 기본적으로 ‘노동사회’와 구분된다.13) 노동 사회는 노동, 특히 임금노동이 중심이 되는 사회, 따라서 사회적 삶이 노동시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사회다 이런 사회는 기본적으로 M-C-M′ 운동이 지배하 는 사회일 수밖에 없다 M-C-M′에서 주체로 작동하는 가치가 노동시간에 의해 측정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오늘 노동사회는 신자유주의 체제하에 있 13) 문화사회론은 필자가 참여하고 있는 ≪문화/과학≫의 동인이 공동으로 펼치고 있 는 대안사회론이다 문화사회, 노동사회 등의 개념과 특징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논의가 있었기 때문에 여기서는 중복을 피하기 위하여 상론하지 않는다 강내희 (2000, 2003, 2008), 심광현(2003) 등 참조 시간의 경제와 문화사회론 217 으며 사람들을 기계적 시간에 가두는 것도 모자라 미래시간까지 끌어와서 쓰 도록 만들고 있다 그런데 현 단계 노동사회의 주요 특징은 위에서 언급한 대로 금융화로 인해 M-C-M′ 운동 가운데 C의 계기가 대거 생략되면서 M-M′ 운동에 더욱 의존하게 됨에 따라서 인구의 노동과정 투입 비율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 다는 점이다 신자유주의 시대에 한편으로 노동의 귀족화와 비정규직의 양산이 일어나면서 다른 한편으로 ‘사회적 노동’의 확산이 일어나는 것은 이런 점과 무관하지 않다 노동의 귀족화와 사회적 노동의 확산은 오늘 노동의 조건과 방 식을 변동시킨 생산력에서의 발전, 즉 자동기술화와도 관련이 있다 현 상황에 서 M-M′ 운동이 대규모로 전개될 수 있는 것은 노동과정에 직접 투입되지 않 는 인구가 간접적으로 사회적 노동을 함으로써 가치 생산을 하기 때문에 가능 한 일일 터인데, 이것 역시 최근에 들어와서 급속도로 발전한 정보기술의 대중 화에 일정하게 의존한다 새로운 M-C-M′ 운동이 작동되는 가운데 M-M′ 운동 이 최근 들어와서 이렇게 강화되고 있다는 것은 무엇을 말해주는가? 그것은 오늘날 자본주의가 착취과정을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수탈 행위도 자행하고 있 음을, 우리가 착취에 의한 축적과 수탈에 의한 축적에 동시에 대처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음을 보여준다 문화사회론은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시간의 경 제를 구축하자는 제언이다 착취에 의한 축적과 수탈에 의한 축적의 동시 진행, 즉 M-C-M′과 M-M′의 결합에 대한 이런 인식은 시간의 새로운 사회적 설계가 필요함을 우리에게 환 기시킨다 오늘의 자본주의 사회에서 대중은 갈수록 진정한 자유시간의 박탈로 시달리고 있다 갈수록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어렵사리 노동의 기회 를 얻은 경우에는 계속해서 장시간 노동을 해야만 하고, 불행하게도 정리해고 를 당했거나 일자리를 아직 찾지 못한 사람들, 비정규직으로 내몰린 사람들은 정규직과 동일하게 노동을 해도 소득이 너무 낮거나, 노동할 기회를 상실한 다 수 인구의 경우 소득이 없는 가운데 쓸모없는 자유시간을 강제로 부여받은 꼴 이 된 것이다 이것은 기술발전을 통한 생산력 증대에도 불구하고 노동하는 인 구에게는 오히려 더욱 어려운 삶이 강요되고 있다는 말로서 누구도 진정한 자 유시간을 누리지 못함을 보여준다 진정한 자유시간의 확보를 위해서는 마르크스가 지적하듯이 “생산하는 데 218 2011년 제8권 제4호 드는 시간이 적을수록” 좋다 갈수록 많은 사람들이 아예 일자리를 찾지 못하 거나 비정규직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것은 자동기술의 발전 등으로 인해 오늘 날 사회적으로 필요한 노동시간이 줄어들었다는 증거로서 자유시간의 확보를 위한 물적 기반이 마련되었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러나 자유시간을 위한 물적 기반이 마련되었다고 해서 자유시간이 그냥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자유시간을 진정한 자유시간으로 만들려면 몇 가지 조건들이 충족되어야 한다 이 조건들 을 간단하게 확인해보는 것으로 이 글의 논의를 정리하고자 한다 첫째, 역시 가치의 사용가치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마르크스의 지적대로 가 치는 M-C-M′의 운동을 통해 ‘돌연히’ 나타났다 이것은 가치가 우연한 역사적 산물인 것이지 필연적 현상은 아니라는 말이다 가치를 사용가치로 전환하는 것도 따라서 역사적으로 가능하다 이것은 자본주의를 폐절시키고 자본주의 이 후의 사회로 나아갈 수 있는 희망이 우리에게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런데 자본주의 이후로의 이행이 가치의 사용가치로의 전환을 필요로 한다면 노동시 간의 자유시간으로의 대폭 전환이 함께 일어나야만 한다 노동시간은 주로 가 치 생산을 위해 투여되는 시간이고, 자유시간은 주로 사용가치 생산을 위해 투 여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우리가 새로운 사회 건설을 위해 시간을 재 조직하고 재배치해야 한다는 말이며, 또한 노동시간의 축소를 의미한다 기술 혁명 덕분에 노동시간을 줄여도 생산성을 유지할 수 있는 등 이를 위한 조건은 이미 마련되어 있다.14) 기술발전과 함께 사회적으로 필요한 노동시간이 줄어들 었다는 것은 너무나 높은 오늘 한국의 비정규직 비율이 증명한다 따라서 이제 필요한 것은 시간의 새로운 사회적 배분을 요구하는 실천과 투쟁이다 물론 시 간을 새롭게 조직해도 노동시간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15) 사회적 14) 앙드레 고르는 이미 1980년대 말에 로봇공학과 정보기술 발전으로 노동절약이 이 루어져 21세기 초가 되면 노동시간이 30~40%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Gorz, 1989: 227-228) 고르의 예상은 틀리지 않았지만 문제는 신자유주의 정세로 노동시간 단축이 해고자 및 비정규직의 증가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15) “자본주의적 생산양식이 철폐된 뒤에도 사회적 생산이 유지되는 한, 가치규정은 다음과 같은 의미 ― 즉 노동시간의 규제, 상이한 생산분야로의 사회적 노동의 분 배, 그리고 이것에 관한 부기가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게 된다는 의미 ― 에서 여전 히 지배적이다”(마르크스, 1990: 1049) 시간의 경제와 문화사회론 219 필요노동은 여전히 남을 수밖에 없으니까 그러나 이 필요노동을 사회적으로 배분하게 되면, 우리는 소수가 장시간 노동을 하고, 다수는 일자리에서 배제되 는 오늘의 상황을 극복할 수 있을 것임을 인식하게 된다 이때 강조해야 할 것이 노동시간의 단축이다 아른트의 지적대로 “그 이후의 수많은 대가들과는 달리 마르크스는 노동을 제한하는 문제를 중요하게 생각”(아른트, 2007: 718)했 다 그런데 자본주의 현실에서 노동시간의 단축을 위해서는 시간에 대한 노동 자들의 감각 회복이 꼭 필요하며, 아울러 노동에 대한 거부 태도가 전제되어야 한다 노동거부의 관념이 없으면 자유시간에 대한 염원도 갖기 어렵다(라파르 그, 1997; 강내희, 2000) 이런 사실은 우리에게 두 가지 과제를 안겨주는 것 같 다 한편으로 가치의 사용가치로의 전환을 위해서는 오늘날 지배적인 M-C-M′ 운동을 폐절시켜야 하므로 자본주의를 극복하려는 운동, 다시 말해 오늘의 지 배적 축적전략인 신자유주의는 물론이고 자본주의의 지배이데올로기인 자유 주의까지 넘어서는 운동이 필요하다 M-C-M′ 운동의 폐절은 자본주의 자체의 폐절을 통해서만 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으로 오늘날 갈수록 중요 해지고 있는 M-M′ 운동의 폐절을 위한 노력도 중요하다 이 노력은 갈수록 수 탈에 의한 착취가 중요해지는 만큼이나 절실하게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M-M′ 운동의 폐절을 위한 노력은 새로운 사회적 공유를 구축하는 노력과 연결되어 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둘째, 가치의 사용가치로의 전환을 위해 노동시간 단축이 필요하다고 하더 라도 오늘 대중은 노동으로부터 배제될 경우 당장 소득 부족과 궁핍한 삶에 직면하게 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새로운 권리 투쟁을 벌일 필요가 있으며 이때 요청되는 것이 무엇보다도 기본소득 요구와 같은 소득보장 운동이다 기본소득 에 대한 요구의 정당성은 신자유주의 지배 시대에는 일자리가 체계적으로 사 라지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더 이상 노동에서 나오는 임금에 의존해서는 살 수 없는 구조에 처하게 되었다는 간단한 사실에서 나온다 이런 상황은 착취에 의한 축적 못지않게 수탈에 의한 축적의 비율이 높아지면서 사회적 공유에 대 한 인류의 보편적 권리에 호소하지 않고서는 사람들이 생존하기도 어려워져서 나온 결과다 기본소득과 같은 소득보장이 필요하고 중요한 것은 대중이 노동 으로부터 배제되어 갖게 된 강요된 자유시간이 유의미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220 2011년 제8권 제4호 새로운 시간으로 전환되게 만드는 기초적인 물적 기반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 문이다 기본소득은 또한 노동대중으로 하여금 노동윤리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 의 노동 형태를 선택하고 설계할 수 있는 여유를 제공한다 나아가서 노동윤리 로부터의 해방, 노동으로부터의 해방 없이는 자유의 왕국이 건설될 것을 기대 할 수도 없다 “자유의 왕국은 궁핍과 외부적인 편의에 의해 규정되는 노동이 끝장나는 곳에서 비로소 진정으로 시작되며 따라서 그 본성상 고유한 의미에 서의 물질적 생산의 영역을 넘어서 존재”하기 때문이다(마르크스, 1990: 10101011) 그러나 물론 자유의 왕국은 홀로는 설 수 없기 때문에 “필연의 왕국을 그 토대로 하여야만 개화될 수”(마르크스, 1990: 1011) 있고 따라서 그것을 건설 하기 위해서도 필연의 왕국에 의해서 생산되는 물질적 기반을 필요로 하며, 사 람들은 보편적으로 이의 혜택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마르크스는 필연의 왕국 에서의 자유는 “오직 다음과 같은 것에 있을 수 있다”라고 말한다 “즉 사회화 된 인간, 결합된 생산자들이 자연과의 신진대사를 합리적으로 규제하여 그 신 진대사가 맹목적인 힘으로서 그들을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그 신진대 사를 집단적인 통제하에 두는 것, 그리하여 최소의 노력으로 그리고 인간성에 가장 알맞고 적합한 조건하에서 그 신진대사를 수행하는 것이다”(마르크스, 1990: 1011) 자연과의 신진대사를 이처럼 사회적 통제하에 두기 위해서는 사람 들이 자율적 삶을 살 수 있어야 하고, 과잉생산이 진행되는 가운데서도 인구의 대다수가 일자리를 잃는 상황에서는 소득을 보장하는 보편적인 제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런 조건을 충족시키는 중요한 한 방안이 기본소득의 보편적 보 장일 것이다 셋째, 과도한 노동시간으로부터 면제되고 소득이 보장된다고 해도 자유시간 이 진정한 자유시간으로 전환되기 위해서는 대중의 자기-주체화가 요구되며, 이때 중요한 것이 문화의 역할이다 노동이 가치의 생산 활동으로서 오늘 신자 유주의적 노동사회를 끌고 가는 주된 동력이라면 문화는 문화사회를 이끄는 원동력이다 노동이 강제적인 인간 활동인 데 반해 문화는 강제적 활동으로부 터 해방되어 있는, 그 자체가 목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활동에 해당한다 마르크 스는 필연의 “왕국 너머에 그 자체로 목적인 인간 역능의 발전, 진정한 자유의 왕국이 시작된다”라고 하면서 이어서 이 왕국은 “필연의 왕국을 그 기반으로 시간의 경제와 문화사회론 221 할 때에만 만개할 수 있다”라고 밝힌 바 있다(Marx, 1962: 800).16) “그 자체로 목적인 인간 역능의 발전”을 우리는 광의의 의미에서 문화로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필연의 왕국을 건설하는 데 투입되는 노동이 강제성을 띤다고 한 다면 문화는 자발적인 활동이다 “노동은 인간 고유의 활동이라는 점에서 인간 에게 부여된 창조성을 드러내는 것이지만 동시에 피하고 싶은 노역으로도 이 해된다면 문화는 노동 못지않게 고생스럽더라도 많은 사람들에 의해 즐거움으 로, 멋으로, 또는 유의미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특징을 갖는다(강내희, 2008: 28) 인간 역능의 발전이 그 자체로 목적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이를 위한 활동도 자유롭다는 것이며, 이런 발전을 이룩하는 사회적 공간이 곧 자유의 왕국이라 는 사실도 이런 점을 말해준다 ‘진정한 자유의 왕국’을 구성하는 활동인 인간 역능의 발전, 다시 말해 인간 자신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활동은 자유로워야 마땅하다 그런데 이런 활동이 대중의 자기-주체화에서 중요한 것 은 위에서 말한 가치의 사용가치로의 전환, 기본소득의 보장 등이 이루어진다 고 할지라도 대중의 활동이 다시 사회적 필요노동에의 집착, 또는 확보된 소득 을 기반으로 하는 무위도식으로 전락하는 것을 막아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문 화의 중요성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인 간 역능의 발전”을 자발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데서 나온다 문화가 이처럼 “그 자체로 목적이 되는 인간 역능의 발전”으로 이해될 수 있다면 우리는 이제 그것을 새로운 시간의 경제를 조직하는 중요한 원리로 이 해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신자유주의와 자본주의를 넘어서서 코뮌적인 사 회를 건설하자는 것은 문화사회를 건설하자는 말과 다르지 않을 것 같다 마르 16) 이 부분에서 영역본을 참고한 것은 김수행 번역본의 경우 자유의 왕국을 “인간의 힘을 목적 그 자체로 발전시키는 것”으로 번역함으로써 ‘인간의 힘’이 목적인 것 으로 이해하도록 하고 있는 반면, 영역본에서는 “the development of human energy which is an end in itself”라고 하여 “인간 힘의 발전”이 목적 자체임을 강조하고 있고, 이 해석이 여기서 말하는 ‘문화’의 관점과도 부합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힘’, ‘에너지’ 대신 ‘역능’을 사용한 것은 이 글에 대한 논평에서 “development of human energy”의 원문 표현이 “menschliche Kraftentwicklung”이라 며 ‘역능’이 더 적합하다고 지적한 곽노완의 의견을 수용한 것이다 222 2011년 제8권 제4호 크스의 말대로 “궁극적으로 모든 경제는 시간의 경제 문제다” 그런데 코뮌적 인 사회에서는 시간의 경제가 노동시간의 최대한의 단축을 바탕으로 하여 최 대한 확보된 자유시간에 의해서 구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코뮌적인 사회 가 문화사회일 수밖에 없는 것은 코뮌사회에서의 시간의 경제를 구성하는 자 유시간은 주로 문화적 활동으로 채워질 것이기 때문이다 (2011년 9월 8일 투고, 9월 27일 심사, 9월 27일 게재 확정) 시간의 경제와 문화사회론 223 󰋫 참고문헌 강내희 2000 󰡔신자유주의와 문화-노동사회에서 문화사회로󰡕 문화과학사 _ 2003 󰡔한국의 문화변동과 문화정치-문화사회를 위한 비판적 문화연구󰡕 문화 과학사 _ 2008 󰡔신자유주의 시대 한국문화와 코뮌주의-문화사회론적 접근󰡕 문화과학 사 _ 2011 「미래할인 관행과 일상문화의 변화」 󰡔현대자본주의의 변화와 문화경제의 형성󰡕(SSK ‘문화경제의 형성과 변천’ 연구진 제1회 학술심포지엄 자료집) 라파르그, 폴 1997 󰡔게으를 수 있는 권리󰡕 조형준 옮김 새물결 마르크스, 칼 1991 󰡔자본론 I[상]󰡕 김수행 옮김 비봉출판사 _ 1990 󰡔자본론 III[하]󰡕 김수행 옮김 비봉출판사 심광현 2003 󰡔문화사회와 문화정치󰡕 문화과학사 아른트, 안드레아스 2007 「시간의 경제-역사적 관점에서 본 노동사회」 마르크스코뮤 날레 조직위원회 󰡔21세기 자본주의와 대안적 세계화󰡕 문화과학사 일리, 제프 2008 󰡔더 레프트 1848-2000: 미완의 기획, 유럽좌파의 역사󰡕 유강은 옮김 뿌리와 이파리 하비, 데이비드 1994 󰡔포스트모더니티의 조건󰡕 구동회·박영민 옮김 한울 Booth, W J 1991 “Economies of Time: On the Idea of Time in Marx’s Political Economy.” Political Theory, Vol 19, No Gorz, A 1989 Critique of Economic Reason Handyside and Turner(tra.) London: Verso Harvey, D 2005 A Brief History of Neoliberalism Oxford: Oxford University Press Krippner, G R 2005 “The financialization of the American economy.” Socio-Economic Review Marthinsen, J E 2009 Risk Takers: Uses and Abuses of Financial Derivatives 2nd Ed Boston: Pearson Education Marx, K 1962 Capital: A Critique of Political Economy, Vol III Moscow: Foreign Languages Publishing House _ 1986 Outlines of the Critique of Political Economy, Karl Marx and Frederick Engels, Collected Works, Vol 28 Karl Marx: 1857-61 Moscow: Progress Publishers _ 1988 Economic Manuscript of 1861-63 A Contribution to the Critique of Political Economy Karl Marx and Frederick Engels, Collected Works, Vol 30 Karl Marx: 1861-63 Moscow: Progress Publishers Pryke, M and J, Allen 2000 “Monetized time-space: derivatives-money’s ‘new imaginary’?” Economy and Society, vol 29, no Tomlinson, J 1999 Globalization and Culture Chicago: The University of Chicago Press 224 2011년 제8권 제4호 󰋫 Abstract The Economy of Time and the Idea of “Cultural Society” Nae-Hui Kang Marx understood time as organized and experienced differentially according to the different historical formations of social metabolism He believed that in the historical conjuncture in which capitalist metabolism in the form of M-C-Mˊ circuit prevails, time takes on the form of mechanical time, whereas it takes on that of natural time during the reign of C-M-C, and that a recognition of this difference in time experience bears a lot on the collective effort to build a post-capitalist society From the point of view of time experience, what dominates in the circuit of M-C-Mˊ is labor time that basically produces value, while what dominates in the circuit of C-M-C is labor time that basically produces use values The two forms of time are comparable in that they are both labor time, but Marx finds the possibility of human emancipation only in the second form of labor time, because this alone can turn into free time When Marx pointed out that every economy comes back to the economy of time, he meant precisely this Today, however, one can say that not only is time under the domination of mechanical time, but it has become virtualized as a fortified form of mechanical time as a result of neoliberal dominance The volatility of everyday experience now underway must be a consequence of this transformation of time experience This paper argues for a new economy of time that will replace the present capitalist economy of time, suggesting further that the idea of “cultural society” may prove useful for constructing it Keywords: Economy of Time, Social Metabolism, C-M-C, M-C-Mˊ, Neoliberalism, Labor Time, Free Time, Cultural Society 시간의 경제와 문화사회론 225 ... 통해 생태와 환경을 파괴하 면서 과거를 폐절시키고 있고, 또 미래를 할인받아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시간의 경제와 문화사회론 이런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새로운 시간의 경제를 설계하고 조직해야만 한다면 그럴 가능성은 어디에 있는가? 마르크스주의 관점에서 보면 그 가능성 은 M-C-M′의 오늘 운동 양상이 지배하고 있는 시간형태를 벗어날... 2011년 제8권 제4호 크스의 말대로 “궁극적으로 모든 경제는 시간의 경제 문제다” 그런데 코뮌적 인 사회에서는 시간의 경제가 노? ?시간의 최대한의 단축을 바탕으로 하여 최 대한 확보된 자유시간에 의해서 구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코뮌적인 사회 가 문화사회일 수밖에 없는 것은 코뮌사회에서의 시간의 경제를 구성하는 자 유시간은 주로 문화적 활동으로... 때문이다 (2011년 9월 8일 투고, 9월 27일 심사, 9월 27일 게재 확정) 시간의 경제와 문화사회론 223

Ngày đăng: 19/10/2022, 22:43

TÀI LIỆU CÙNG NGƯỜI DÙNG

TÀI LIỆU LIÊN QUAN

w